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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365/매일365

대한민국의 오스카 쉰들러는 어디에 있는가




 툭 까놓고 얘기해보자.
 대한민국 사회에서 보통 다수의 국민들에게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시스템 체제를 갈아엎고 새로운 사회를 일궈내자는 얘기는 자본주의가 만연하게 깔려진 지금 상황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 한채 그저 순응하고 침묵해야만 하는가? 결코 아니다. 물론 다수의 국민들의 내면에서 자기혁명이 일어나 공동체의 힘으로 발전한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사실상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필자는 이러한 현 상태를 덜 절망적으로 만들 수 있는 대상은 바로 ‘지식인’이라 생각한다. 

  지식인은 사전적으로 고등교육을 받아 지적노동에 종사하고있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다양한 개념에 대해 연구하고 노동, 질문을 애쓰는 사람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지식인의 의무에 대해서 제시한 적이 있는데 몇가지 살펴보자. 
 첫째로 지식인은 모든 이데올로기를 폐기하는데 힘써야한다. 
 둘째로 지배계급에 의해 주어진 자본으로서의 지식을 민중문화를 고양시키기위해 사용한다.
 셋째로 모든 권력에 대항하여 대중이 추구하는 역사적 목표의 수호자가 되어야한다. 
 앞서 사르트르가 말한 의무를 요약하자면 한 지식인은 대중을 위해 보다 더 큰 걸음을 해야하는 존재이다. 그들은 일반 대중들에 비해 더 많이, 전문적으로 알고있는 사람이기에 ‘선’을 위해야하고 그것을 위해 큰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는 한 지식인의 올바른 자세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이다. 

쉰들러 리스트는 1939년 나치에게 점령당한 폴란드를 배경으로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가 유대인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서 작성한 9개의 명단이다. 물론 쉰들러가 처음부터 옳은 방식으로 사람들을 구하지는 않았다. 그는 각종 여자, 술, 담배 등을 뇌물로 바치며 온갖 수단을 동원해  본인의 사업을 꾸려나간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관철한 후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직시하게 된다. 그의 유대인들을 살릴려고하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모습은 인상적이다. 마지막 장면은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서인지 잊혀지지가 않는다. 쉰들러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던 유대인들은 그에게 탈무드의 글귀가 적혀져있는 반지를 선물한다. “하나의 생명을 구하는 자는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 그렇다. 쉰들러는 홀로였다. 혼자인 그는 무고한 생명을 하나라도 더 구하기 위해서 전 재산을 팔기까지 했다. 그는 결코 하나의 생명만을 구한 것이 아니다. 그는 한 세계를 구해낸 것이다. 그는 수없이도 많은 세계를 어둠에서 구해냈다. 당시 쉰들러가 구해낸 유대인들은 자손을 낳고, 그 자손들은 그들의 세계를 일궈내고 있다.
 한 지식인의 비판적 사고와 올바르게 현실을 관철하는 자세는 단순히 몇 명 사람들을 구해내는 것이 아닌 인류를 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 지식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는 혁명의 불꽃이 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지식인이라 일컫어지는 교수, 언론인, 정치인들은 어떠한가. 그들 다수는 개인의 눈 앞에있는 떡을 먹기위해 안달났다. 혼자 먹기도 배부른 그 큰 떡을 나누지는 못할 망정 독식하려고 눈에 불을 키고 돌아다니지 않는가. 물론 그들이 멍청해서 움직이지 않는게 아니다. 단지 그 떡을 지키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적으로 지식인이 행해야 할 태도가 아니며, 또한 해서도 안된다. 그들의 내면에 숨겨져있는 ‘선’을 위한 목소리가 세상 밖으로 나와야하는 시점이다. 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연대하고 사랑한다면 대한민국은 다시 세월호에 타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숨어있는 오스카 쉰들러는 움직여야한다. 떡을 잃지 않을까 두려워하지 말고 당신의 주머니에 숨어있는 떡을 다수에게 나눠줄 수 있는 그런 오스카 쉰들러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