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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365/매일365

당신만이 아는 '그 다음'

  당신만이 아는 '그 다음'


  나는 책을 읽을 때 공감가는 부분이거나 혹은 내게 깊은 생각을하게 만드는 구절이 있으면 꼭 밑줄을 치고 몇번씩 곱씹어보며 읽어본다. 그래야 내 마음에 훨씬 더 와닿고 사고의 확장을 도와주는 듯 하여 책을 읽을 때마다 왼손에는 꼭 펜을 든다. 물론 나중에 써먹기 위함도 있다.



  어제 김영하의 <검은 꽃>을 다 읽고 오늘 새로 집어든 책은 하야마 아마리의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이다. 책을 읽던 중 몇 구절이 공감이 가서 밑줄을 쳤는데 같이 읽어보도록 하자. ‘사람들은 긴 학창시절 동안 참 많은 것을 배운다. 수없이 시험을 치르고 성적을 올리고 많은 공부를 한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 직장을 구하고 열심히 일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도 대부분 인생의 수단을 갖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그 다음은’은 가르쳐 주지 않고, 또 그럴 수도 없다. 그것은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공감가는 말이였고, 다시 한 번 나를 각성시키는 구절이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긴 시간을 여행하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관계를 맺고, 많은 벽에 부딪히기도 하며 성공의 꿀을 맛보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은 개개인에게마다 다 다르게 다가오고 다르게 느껴진다. 그러니 내가 느껴지는게 타인과 다르다고 해서 전혀 실망할 필요 없다. 전 세계의 인구는 70억명이고 70억가지의 관계와 70억가지 이상의 느낌이 있으니 걱정말자.



 우리가 한창 꽃 피울 시절에 학업에 몰두하고 열심히 구직에 나서는 이유도 작가 말대로 인생의 수단을 가지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수단이 당위성을 가지고 목적이 되는 것보다는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본인이 만족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이 가져야 할 수단의 이유도 알지 못한 채 남들이 하기에 따라만 하고, 경쟁에 치여 패배자라고 생각한다면 절망을 느낄 것이다. 아마 나락으로, 더 깊은 나락으로 빠질 것이다. 
  한 예를 들자면, 교육이 그러하다. 대한민국의 많은 입시생들은 자신이 ‘왜’ 공부하는지 이유를 잘 모른다. 많은 입시생들은 그저 내 짝꿍이 코피를 쏟으며 공부를 하니 본인도 엉겁결에 따라하고, 엄마의 치마폭에 휘둘려 새벽 2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있다. 본인이 공부하는 이유를 잘 모르고 대학에만 가면 당연스레 파라다이스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참으로 갑갑하다. 수능이 다가 아니고 SKY대학이 다가 아닌데 그것에 올인하여 꽃다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안타깝다. 이유도 모르는 과정 속에서 그저 달콤한 결과만을 바라는 것은 분명 위선이다. 교육은 목적이 아닌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지난 글에서 말한 적이 있다. 교육이 목적이 돼버린 한국 사회에서 남아버린 것은 창의적인 인재가 아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낳아진 시기와 분노뿐이다. 앞으로도 계속 될 교육의 암담한 미래가 답답하기만 하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장장 12년의 시간을 웃음과 행복함으로 충분히 느낄 권리가 있는 우리의 미래들이 끊임없이 옥상에서 떨어져 내려가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본인이 무엇을 할 때에 가슴이 뛰고 즐거움을 느끼는지 알아야만 한다. 그러나 그 것은 하야마 아마리의 말처럼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자기가 스스로 찾아야 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테고 또 누구에게는 이미 찾아서 그 길로 걸어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큰 여정을 생각 할 때에 남들보다 잠시 늦는다고 해서 두려워 할 필요 없다. 크고 작은 벽에 부딪히면서 그만큼 내공과 경험이 쌓이는 것이므로 오히려 당당해져라. 




  내게도 ‘그 다음은’ 이라는 것은 막연한 개념이다. 사실 오분 뒤에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는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고 예수 그리스도도 모른다. 단지 주어진 시간안에서, 지금 이 순간을 가슴 뛰는 일을 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정말이지 그것이 파라다이스일 것이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할 때에 심장이 뛰는지 어렸을 적부터 알아와서 꾸준히 해내가는 중이다. 물론 셀 수 없는 벽에도 부딪혀 보았고, 타인에게서 비난의 눈짓과 헛소리도 많이 들었다. 상처가 되었고, 시간이라는 약을 발라 어느정도 치유가 되었다. 그만큼 성숙해졌고 깊이가 더 해졌으므로 이제는 정말로 내가 하고싶고 가슴이 뛰는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그 다음’을 당당하게 부딪혀 나가는 나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더 자신있게 걸어나갈 것이다. 




 이렇게 작은 나도 할 수 있었고, 해내가고있는 중이다. 그러니 당신들도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의 마음이 조용하게 외치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보아라. 분명 피가 뜨거워지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 소리를 찾기 위해 오늘을 최대한으로 살아가고 있는 당신에게 박수를 보내며, 꼭 찾기를 기대한다. 




  ‘내가 걸어갈 수 있는건 아직 젊음이 있다는 것, 내가 꿈을 꿀 수 있는건 아직 숨쉬고 있다는 것.’ -버벌진트, <꿈꾸는 자를 위한 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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