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06

A Clockwork Orange 가장 큰 죄악은 악한 '본능'을 교화시키려는 잘못된 '선'의 방법이다. 우리의 저 밑바닥에는 분명 개개인마다의 악한 그림자가 도사리고있다. 절대적인 순수'악恶'을 교화시키는 것은 가능한가, 또한, 개인의 도덕적 의지없이 오직'선善'만 강요당하는 것이 치유인가 혹은 본능으로 돌아오는 것이 치유인가. 선과 악의 갈림길, 그 미묘한 한 끝이 사회를 부수고 상대를 해치고 살리며 완전히 치유되게 한다. 더보기
젊은 날의 유언, 마리아 어느 날, 문득 생각했다. 내가 이 세상에서 生을 마감하게 된다면 나의 삶과 죽음을 축복하고 안녕 할 사람은 과연 누구일지. 당신, 당신에게 편지를 한 장 써볼게요. 당신이 누구인지는 확실하게 모르겠지만 당신을 부르는 이름과 당시의 시간들의 색을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우리, 내가 어렸을 적 에버랜드에 같이 간 적이 있지요. 내가 아마 분홍색 폴라티를 입고 살이 조금 올랐었지요. 나는 그 날이 우리의 추억 속에서 가장 먼, 시절이라고 생각해요. 그 수많았던 튤립 앞에서 나와 당신들이 함께 찍었던 사진이 아직 기억나요. 큰 자명종 시계의 추에 붙어있는 그 사진 말이에요. 그땐 참, 참 젊었었던 시절이었죠. 당신도 웃고, 당신의 당신도 웃고 나도 웃었죠. 손을 꽉 마주한 그 따스함에서 우리는 행복.. 더보기
The warmest color is Blue 파랗다. 푸르다. 차갑다. 따뜻하다. 불꽃의 가장 높은 온도는 빨강이 아니라 파란색이다. 그녀는 어느 순간 내게 들어와 나의 마음에 파란 불씨를 일렁이고 갔다.누군가에게 무한한 애틋함으로 남고싶지는 않다. 영원한 사랑도 믿지 않는다.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이 내게 어떠한 색채를 끼얹을지는 후에, 그러니까 서로가 안녕을 말한 후에 알 수 있다.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울었던 그녀의 모습이 한 때 내가 갖고있었던, 지금은 어렴풋하게 희미한 이별의 슬픔같은 감정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는 스파게티를 먹을 때 행복했었고,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아 줄때에 웃었고, 그런 서로를 바라보며 손을 마주잡았을 때, 그걸 사랑이라 불렀지. 바다 위에서 눈물을 흘려서 좋은 것은, 나의 눈물이 푸른 색으로 바뀌는 것과 그 .. 더보기
6월4일 가만보면 먹는 것에는 그렇게 큰 욕심이 없다. 남들이 맛있고 멋있게 찍어 올려놓은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아도 그저 ‘음식물’로 보여지지 군침이 돌거나 꿀꺽하는 소리도 나지 않는다. 배고프면 아무거나 주워먹고 배가 부르면 그냥 그대로, 하루에 한 끼만 대충 채워먹어도 별 상관이없다. 또 가만보면 자는 것에도 욕망이 없다. 졸리면 눈 감고 담배피러 나가고 싶으면 일어난다. 열시간을 넘게 자든 네시간만 자든 딱히 아 지금 졸려서 뒤져버리겠네 라는 생각도 왕왕 떠오르지 않는다. 누군 승려랬다. 식욕, 수면욕도 그렇게 대충대충 하고 살면 그게 사람이냐고. 인간의 즐거움은 먹고 자는데서 나오는 원초적 행복이 중요하다고 했다며 내게 충고한다. 뭐 이깟게 대수람. 나는 별로! 집안일은 좋다. 세면대에 곰팡이가 조금이라도.. 더보기
자기주장 1.머릿속은 전부 다 각양각색의 생각과 언어들로 집합되어져있는데 왜 목구멍까지 차오르고 혀 밖으로는 뱉어내지 못 하는지.1-1무엇하나 제대로 정립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감정만을 따라가다가는 언젠간 큰 상처를 입을거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 진정 나의 가슴은 모르는 것인지.2.누군가를 마주할 때의 설렘과 두려움은 항상 모순적이게 나를 긴장시킨다.3.내가 나의 생각을 타인에게 주입하려 한 그 무모했던 어린날의 치기는 돌이켜보면 정말 아무런짝에도 쓸모가 없었다는 것. 4.사실 그 누구도 나를 생각하지 않고 타인은 자기 자신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마치 내가 지금 당장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처럼. 4-1.나의 작은 행동이 분명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자주 간과해왔다. 4-2.아마 언젠가는 .. 더보기
취중진담 입시를 끝냈다. 그렇게 길고 긴 것 같았던 5개월의 입시를 끝나고 나서야 나는 무엇을 느끼게 된 건지 아직은 확실히는 모르겠다. 다만 나의 가슴을 가장 크게 울려친 것은 나는 나의 할 일을 백의 팔십오는 꾸준히 달려왔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의 할 일에 최선인 듯 최선을 다하였다. 지금까지 스무살의 나는 갈팡질팡 갈피를 못 잡았지만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는 달려왔다고 그래도 강하게 말할 수 있다. 5개월의 공부를 끝내고, 필기 시험을 치르고, 필기 합격을 통보받고 그렇게 길거리에서 엉엉 울며 부모님에게 떨리는 손으로 통화를 했던건, 아마 내가 그 어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었으리라. 그렇게도 가능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면접을 보고, 후들거리는 두 다리를 지탱해가며 한 발짝 문을 나왔을 때의 그 또 다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