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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감성/씀

글을 쓴다는 것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나는 어느순간 다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사실 단편적인 글이나 감성적인 글들은 자주 써왔었다. 술을 먹고나면 글이 더 잘 써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여 가끔은 술을 진탕 마신 후에 없는 정신을 붙잡아서 글을 쓴 적도 허다했다. 대부분 내가 지내왔던 사랑, 이별, 혹은 인간관계에 관한 비관적이고 우울한 단어들의 조합이였다. 다음날 아침에 보면 '아 술은 죄로다. 다시 술을 마시면 나는 인간이 아니라 개다.' 라는 생각만 몇십번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다고 해서 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글의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부분'이 항상 결핍되어왔었고 홧김에 내지른 감정들의 결과물이 그닥 나를 드러낸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친구들, 나의 몇 안되는 친한 친구들은 글을 쓴다. 매일 쓰는 친구도 있고 내킬 때마다 쓰는 친구도 더러 있다. 그들의 글을 정말이지 나이를 알게되면 '어, 정말?' 이런 마음이 들 정도로 글을 참 잘 쓴다. 논리적이고, 구체적이며 설득을 당하게 되는 글들이다. 물론 나도 그들처럼 논리적이고 이성으로 꽈악 찬 글을 쓰고싶다. 사실 속물적인 근성이 내가 글을 쓰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친구들의 잘난 글을 보며 때론 부러움이, 자괴감이 들면서 같은 나이인데 나는 왜 이런건가 싶기도 했다. 글을 잘 쓰고싶은 욕심은 그 누구보다 강렬하다. 머릿속에 들어있는 생각 또한 많다. 그러나 이것을 텍스트로 바꿔서 표현해내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였다. 친구가 '글'은 언제나 논리성을 띄며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나의 글은 그렇지가 않았다. 나는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글을 쓴다. 글을 쓰다보면 내면의 많은 감성적인 요소들이 영감을 주어 어느샌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글로 키워나갈 수 있게끔 뇌를 가동시키고 타자를 두드리기로 마음 먹었다. 

  내 머릿속에 든 생각과 가치관을 단어와 문장 속으로 집어넣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애송이라고 느껴지지만 매일 한시간 이상 글을 쓴다면 조금이나마 자괴감과 압박감 속에서 자유로워지지 않을까싶다. 바라는게 있다면 단지 글을 '잘' 쓰고싶은 것이 아니라 나의 텍스트 안에 나다움이 많이 배어져나오면 좋겠다. 내가 글을 쓴다는 의미는 이러한 것이다. 나의 생각을 좀 더 객관화시켜 표현 할 수 있는 것, 그로인해 나의 자아를 찾아갈 수 있는 것, 내가 친구들에게 부러움과 질투심을 느끼듯이 누군가도 내 글을 읽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생각하자.

지금도 내일은 어떠한 글을 뱉어낼 것인가 고민하는 고통스럽지만 꽤 유쾌한 새벽 한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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