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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감성

젊은 날의 유언, 마리아 어느 날, 문득 생각했다. 내가 이 세상에서 生을 마감하게 된다면 나의 삶과 죽음을 축복하고 안녕 할 사람은 과연 누구일지. 당신, 당신에게 편지를 한 장 써볼게요. 당신이 누구인지는 확실하게 모르겠지만 당신을 부르는 이름과 당시의 시간들의 색을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우리, 내가 어렸을 적 에버랜드에 같이 간 적이 있지요. 내가 아마 분홍색 폴라티를 입고 살이 조금 올랐었지요. 나는 그 날이 우리의 추억 속에서 가장 먼, 시절이라고 생각해요. 그 수많았던 튤립 앞에서 나와 당신들이 함께 찍었던 사진이 아직 기억나요. 큰 자명종 시계의 추에 붙어있는 그 사진 말이에요. 그땐 참, 참 젊었었던 시절이었죠. 당신도 웃고, 당신의 당신도 웃고 나도 웃었죠. 손을 꽉 마주한 그 따스함에서 우리는 행복.. 더보기
The warmest color is Blue 파랗다. 푸르다. 차갑다. 따뜻하다. 불꽃의 가장 높은 온도는 빨강이 아니라 파란색이다. 그녀는 어느 순간 내게 들어와 나의 마음에 파란 불씨를 일렁이고 갔다.누군가에게 무한한 애틋함으로 남고싶지는 않다. 영원한 사랑도 믿지 않는다.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이 내게 어떠한 색채를 끼얹을지는 후에, 그러니까 서로가 안녕을 말한 후에 알 수 있다.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울었던 그녀의 모습이 한 때 내가 갖고있었던, 지금은 어렴풋하게 희미한 이별의 슬픔같은 감정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는 스파게티를 먹을 때 행복했었고,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아 줄때에 웃었고, 그런 서로를 바라보며 손을 마주잡았을 때, 그걸 사랑이라 불렀지. 바다 위에서 눈물을 흘려서 좋은 것은, 나의 눈물이 푸른 색으로 바뀌는 것과 그 .. 더보기
6월4일 가만보면 먹는 것에는 그렇게 큰 욕심이 없다. 남들이 맛있고 멋있게 찍어 올려놓은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아도 그저 ‘음식물’로 보여지지 군침이 돌거나 꿀꺽하는 소리도 나지 않는다. 배고프면 아무거나 주워먹고 배가 부르면 그냥 그대로, 하루에 한 끼만 대충 채워먹어도 별 상관이없다. 또 가만보면 자는 것에도 욕망이 없다. 졸리면 눈 감고 담배피러 나가고 싶으면 일어난다. 열시간을 넘게 자든 네시간만 자든 딱히 아 지금 졸려서 뒤져버리겠네 라는 생각도 왕왕 떠오르지 않는다. 누군 승려랬다. 식욕, 수면욕도 그렇게 대충대충 하고 살면 그게 사람이냐고. 인간의 즐거움은 먹고 자는데서 나오는 원초적 행복이 중요하다고 했다며 내게 충고한다. 뭐 이깟게 대수람. 나는 별로! 집안일은 좋다. 세면대에 곰팡이가 조금이라도.. 더보기
자기주장 1.머릿속은 전부 다 각양각색의 생각과 언어들로 집합되어져있는데 왜 목구멍까지 차오르고 혀 밖으로는 뱉어내지 못 하는지.1-1무엇하나 제대로 정립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감정만을 따라가다가는 언젠간 큰 상처를 입을거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 진정 나의 가슴은 모르는 것인지.2.누군가를 마주할 때의 설렘과 두려움은 항상 모순적이게 나를 긴장시킨다.3.내가 나의 생각을 타인에게 주입하려 한 그 무모했던 어린날의 치기는 돌이켜보면 정말 아무런짝에도 쓸모가 없었다는 것. 4.사실 그 누구도 나를 생각하지 않고 타인은 자기 자신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마치 내가 지금 당장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처럼. 4-1.나의 작은 행동이 분명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자주 간과해왔다. 4-2.아마 언젠가는 .. 더보기
취중진담 입시를 끝냈다. 그렇게 길고 긴 것 같았던 5개월의 입시를 끝나고 나서야 나는 무엇을 느끼게 된 건지 아직은 확실히는 모르겠다. 다만 나의 가슴을 가장 크게 울려친 것은 나는 나의 할 일을 백의 팔십오는 꾸준히 달려왔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의 할 일에 최선인 듯 최선을 다하였다. 지금까지 스무살의 나는 갈팡질팡 갈피를 못 잡았지만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는 달려왔다고 그래도 강하게 말할 수 있다. 5개월의 공부를 끝내고, 필기 시험을 치르고, 필기 합격을 통보받고 그렇게 길거리에서 엉엉 울며 부모님에게 떨리는 손으로 통화를 했던건, 아마 내가 그 어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었으리라. 그렇게도 가능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면접을 보고, 후들거리는 두 다리를 지탱해가며 한 발짝 문을 나왔을 때의 그 또 다른 .. 더보기
덜컥, 기대期待하다 덜컥, 기대期待하다 내 성격으로 말할 것 같으면 다분히 다혈질 성격이 강한 사람이다. 좋으면 좋다고 얼굴에 티가 확 나고 싫으면 싫은대로 불편한 감정이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온다. 괜히 흐지부지한 태도는 좋아하지 않아서 나름대로 깔끔하게 만나고, 정리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내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고충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덜컥덜컥 기대를 하는 것이다. 기대를 하는 것이 왜 고충으로 자리잡은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오히려 기대하는 태도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테다. 百闻不如意见이라고 내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한 때, 기대를 참 많이, 다양하게도 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 습관은 어려운게 아니다. 간단하게 말하.. 더보기
1.술 1. 술 나는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술을 마심에 의한 달아오른 분위기나 그 분위기 속에서의 오고가는 서로의 대화가 나를 훨씬 즐겁게 만든다. 적당히 취한, 흔히 말하는 알딸딸한 분위기가 가장 좋다. 서로의 볼은 발그레해져 쳐다보기만 해도 까르르 웃음이 나오고 괜스레 내뱉는 말마다 자신감이 있고 용기가 솟구친다. 아무도 몰래 저 밑에 숨겨두었던 깊은 이야기들이나 차마 전해지 못했던 말들도 나도 모르는 새에 줄줄 나온다. 그래서 이런말도 있지 않은가, 분위기에 취한다라는 말, 결코 틀리지 않은 말이다. 예전에는 술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매일, 그리고 많이 마시기위해서 노력했나 모르겠다. 지금은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안 마시기위해 노력했지만 과거 속의 나는 항상 혈중 알코올.. 더보기
무라카미 하루키 春上村树,Murakami Haruki, 무라카미 하루키 내게는 약간의 뒷북을 치는 모습이 종종 있다. 대화에서는 별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의외로 책이나 작가, 음악 등에서 뒷북을 둥둥 울린다. 예를 들어 가수 리쌍의 같은 노래도 나만 아는 노래라고 생각하여 혼자 회심의 미소를 지은적이 있다만 사실 후배도 친구도 심지어 나이가 있는 카페 사장님까지도 아는 그런 흔한 노래였다는 것에 다소 충격을 먹었다. 음악은 오히려 약과다. 책이나 작가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북을 크게 울린다. 오늘 말하고싶은 이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이다. 사실 나는 일본 소설은 심히 감성적이고 유치할 것 같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일본에서 출간한 책들은 손에 잡지 않았었다. 당연히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사람의 이름은 듣도 보도 못했다. 나.. 더보기
바람이 선선하다. 오랜만에 내 예전 버킷리스트를 쭉 훑어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해내 것이 많았다. 은근히 재미있고 쑥스럽기도 하였다. 앞으로도 더 많은 나의 하고싶은 일과 하고싶을 일들을 꾸준히 적어나아가야한다. 언제, 어디서든.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벌써 일년의 여덟개월하고 열 여덟밤이 지나가고있다. 바람이 선선하다. 더보기
삶은 이별의 연습이다. 삶은 이별의 연습이다. 지금보다 어렸을 적에는 분명 1년이란 것이 내게 굉장히 큰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365일은 느리고 더딘 시간이라 언제 여름이 가고 겨울이 오나 손꼽기를 수도없이 했던 듯 하다. 내게 1년이란 그렇게 금방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가을은 지나가서 겨울이 길었던 시간들이었다. 스무살이 된 지금은 예전과 정말 다르다. 작년 31밤 핸드폰을 키고 앉아 정확히 15년 1월 1일, 스무살! 이러면서 기대하고 들떴었다. 내 인생 스무살을 가장 파랗게 만들 수 있게 노력하자며 혼자 손잡고 기도도 했었다. 그때만해도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것인 줄 몰랐다. 사실 봄에 대한 추억은 거의 없이 지나갔다. 벚꽃 흐드러지게 피던 날 밤에 퇴근하고 맥주 한 캔 딸랑들고 혼자 산책 했던 것 뿐, 카페 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