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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27 덜컥, 기대期待하다
  2. 2015.07.22 진심을 다해 사랑하라
 덜컥, 기대期待하다



 내 성격으로 말할 것 같으면 다분히 다혈질 성격이 강한 사람이다. 좋으면 좋다고 얼굴에 티가 확 나고 싫으면 싫은대로 불편한 감정이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온다. 괜히 흐지부지한 태도는 좋아하지 않아서 나름대로 깔끔하게 만나고, 정리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내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고충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덜컥덜컥 기대를 하는 것이다. 

 

  기대를 하는 것이 왜 고충으로 자리잡은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오히려 기대하는 태도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테다. 百闻不如意见이라고 내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한 때, 기대를 참 많이, 다양하게도 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 습관은 어려운게 아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언행하길 원하는 것’ 이다. 이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인가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할 사람이 벌써 몇 보인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아라. 당신들에게도 나와 같은 이 미운 습관이 새싹마냥 고개를 삐죽 올리고 있을테다. 

 

  예를 하나 가정해보자. 당신은 오후 네시에 집 근처 커피숍에서 애인와 약속을 잡았다. 차근차근 준비를 하니 시간은 흘러서 세시 삼십분 경에 다다르고 있는데 이 때 당신은 괜한 기대를 하나 한다. ‘그 사람이 우리 집 앞으로 와서 나와 같이 가면 좋을텐데..’ 라는 상상. 한 번쯤은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런 식이 아니더라도 그가 하는 말 한마디 하나에 기대하고 또 발을 동동 구른다. 그러나 당신은 알고있다. 그런 막연한 상상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마 사랑하는 그이는 약속시간에 한 오분쯤 늦게 미안하다며 머쓱하게 카페 문을 열을 것을.  
  


  처음 사람과 관계를 맺기 시작하고 연애라는 것을 시작하는 모든 연인들에게는 이러한 관례 아닌 관례를 한번쯤은 거치게 된다. 그 사람이 나같고 내가 그사람과 같아 심지어는 생각과 행동마저 일치시키고싶어하는 당돌하고 못된 습관이다. 그러나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그 감정 하나만으로 그들만의 새로운 세계도 건설하고 부수는 마당에 이런 것쯤은 사소한 애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큰 상처는 실오라기같은 작은 실수하나로부터 시작한다.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혼자 덜컥 기대하고 희망을 갖다가 자기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크게 실망하면서 괜히 상대에게 샐죽거리는 것이다. 

 

  내게도 이러한 경험이 있었다. 다양한 모습, 다양한 이유로 상대에게 희망과 기대를, 실망과 아픔을 주고 받고했었다. 돌이켜보니 좋은 배움이면서도 쓰라린 상처로 남았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쉽게 기대하지않는다. 기대를 많이 할수록 실망만 더 큰 법을 알았으니 스스로 예방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내 뜻대로 안되듯, 나도 덜컥 누군가에게 쉽게 기대하기도 한다. 기대의 끝은 언제나 실망이었기에 얼른 마음을 집어넣는 나의 모습에서도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많은 사람을 만나며 크고 작은 상처를 주고 받고한다해서 우리의 기대하는 태도가 금방 변하지는 않는다. 좋아하고 마음이 있다면 기대하는 것은 본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만, 알아두어야 할 것은 상대는 내가 아니고 나 또한 상대 자체가 아니다. 우리는 각자 하나의 주체이다. 결코 나와 너가 같은 일심동체는 아니다. 그러므로 너무 쉽게, 많이 기대하지는 말자.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크다는 것을 꼭 알아두면 좋겠다. 

 

  또한, 상대의 말 한마디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말고 말 그 자체로 보도록하자. 말 한마디부터 시작해 행동과 그 사람의 전체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기대와 의미부여가 빠진다면 얼마나 담백하겠는가! 

 

  지금 당신도 모르는 새에 덜컥, 기대하게 되고있다면 그건 아마 사랑의 한 걸음을 밟고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다만 부디 조심하길 바란다. 



  가시나무를 심는 자는, 장미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필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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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khm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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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다해 사랑하라



  연애와 사랑의 차이점을 콕 집어서 구분해내기란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무엇이 연애고, 사랑이고, 인연과 연인인지 때로는 내 머리를 과부하 걸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연애든 사랑이든 두 사람의 ‘끌림’으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두 사람만 아는 묘한 매력 속에서 싹이 터서 관계가 시작되어 밥도 먹고 가끔은 영화도 보고 또 가끔은 다투기도하며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연애’ 라고 생각해보면, ‘사랑’은 어떠한 모습을 띄어야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사랑을 아가페, 필리아, 스톨케, 에로스 4가지로 구분하였다. 첫째로 아가페는 무조건적인 주는 사랑이다. 예를 들어 신과 부모님같이 사랑하는 이에게 주는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필리아는 오직 한사람에 의한 종교적인 사랑이고 스톨케는 많은 관계에 의한 친구, 이웃, 연인 등 정으로 주고받는 사랑이며 마지막 에로스는 가장 본능적이고 육체적인 순수한 사랑이라고 한다. 
  저들이 나눈 사랑을 확실하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으로는 크게 저러한 양상을 띄고 사랑을 표현하였다. 이처럼 사랑은 한가지의 확실하고 절대적인 것이 아닌 충분히 유동성있고 다양한 관계에서 사랑은 나눠진다. 

  한 때, 1년 좀 넘게 연애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모든 시간과 공간이 그 친구를 향해 돌아갔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 돈은 우리의 세계를 지속시키는데에 총동원 되었다. 그게 다였고, 그게 진리인줄만 알았다. 내 모든 것을 공유하면 영원할줄만 알았던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예상하는대로 10대, 갓 20대가 흔히 하는 착각. ‘내 사랑은 영원할거야’ 라는 것은 전혀 영원하지 않은 사랑으로 끝이났다. 서로가 서로를 받아주기에는 둘의 그릇이 꼭 맞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고보면 참 많이 아파했었다. 여담이지만 당시에는 학생이라 술로 고통을 해소하지 않은것을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학교 운동장을 엉엉 울며 수없이 돌고 또 돌고, 그 친구 집 근처에서도 울어보고 메달려도보았다. 체중도 39kg까지 빠지기도 하고 수없이 울고 또 그렇게 밤을 지새웠다. 
  그제야 알았다. 연애는 둘이서 하는 것이지만 사랑은 혼자만이라도 할 수 있다는것을. 같이 손잡고 걷지는 못하더라도 추억 속에서 나란히 길을 걸을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은 편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그렇게 점차 희미해져갔고 그때는 생각만해도 한 편이 아려오던 것이 이제는 웃으며 추억으로 얘기할 수 있게됐다. 


  누군가는 그런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였다고. 그러나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한다. 연인관계는 둘만 아는 것이고, 또한 상대가 그때가 혹은 이제 나를 증오한다할지라도 본인이 그 시절을 생각할 때에 마음 한 편에 에너지가 되고 그 순간에 충분히 진심을 다했다면 그것만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사랑이 그래서 어려운 것일까, 나는 연애는 많이하고싶지만 사랑은 되도록 적게 하고싶다. 누군가에게 온 마음과 시간을 쓴다는 것이 이제는 어렵고 귀찮게까지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다시 사랑을 찾아 어디든지 갈 것이다.
  적다면 적게 느껴지는 1년이란 시간동안 많이 배웠고 성장했다고 느낀다. 반년동안 나름 꽤 아파하고 절망했기에 더이상의 미련은 없다. 그 시간속에서 잘 이겨내온 내 존재에게 오히려 박수를 쳐주고싶다.

  
  너무나도 일회성이 판치는 세상이다. 참 쉽게 만나 후다닥 감정을 소모하고 뒤돌아 칼을 꽂는 현대인들의 ‘사랑’을 나는 그닥 좋게 보지는 않는다. 참으로 일회용적인 사랑이다. 그러나 이 또한 사랑이다. 내가하는 사랑만이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타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가치관에 따라 사랑하고 이별한다. 이 세상에 사랑이란 것의 정답이 어딨겠으며 정의를 논하는 것이 오히려 무의미하다. 다만 나는 우리가 ‘진심을 담아’ 사랑을 하는 그런 멋있는 인간이 되었으면 한다. 진심은 언제 어디서든 통한다. 설사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진정 사랑하고 아파했다면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소모적이고 일회성 짙은 사랑보다는 온 마음과 시간을 다해 사랑한다면 우리는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다. 


  사랑은 한 사람의 세계를 뒤흔드는 그런 꽤 멋진 일이다. 그것이 설령 후에 눈물을,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동반할지라도 고통 속에서 배우면 된다. 슬프고 눈물나기에 우리는 사랑할 수 있고 오늘 하루를 미소지으며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오로지 사랑을 함으로써 사랑을 배울 수 있다.-아이리스 머독

Posted by nakhm999
TAG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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