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춘감성/씀

반성문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의 죄책감을 털어놓기 위해서 타자를 두드리는 것이다.이것이 나 자신만의 위로라고 생각하여도 상관은 없다.사실 그런 부분이 크게 작용하긴 한다.
2014.04.16 나에게는 즐거운 나의 생일이었다. 하루를 재밌고 나를 위해서만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결코 그러하지 못 할 일이 생겼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사건, 사고가 아닌 세월호 사건이 폭탄처럼 터져버렸다.세월호 이야기를 구구절절 말하지는 않겠다.중요한 것은 사건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태도이기 때문이다.나는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아무렇지 않았다. 약간의 눈물과 연민 그리고 동정의 눈빛을 사회에 드러내기만 하였다.그게 다였다.나는 그 어떤 말과 진실을 들으려 하지 않았고 오직 본인의 즐거움과 행복만 즐겨왔다.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니 내가 내 자신에게 굉장히 수치스러웠고 창피하였다. 그저 내 개인의 재미만 보느라 사회의 눈길을 커녕 주변인들에게까지 아무런 눈빛을 주지 않았던 나의 모습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뻔뻔스러웠다. 무엇보다 미안했다. 주둥이라 불리는 것은 항상 상대를 위하여, 더 낮은 곳을 위하여 살아가자며 말하는 나였는데 결코 단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얼굴과 심장은 벌겋게 달아올랐으며 갈피를 잡지 못한채 허둥지둥 서두르기만하였다. 나는 내가 창피하다.나 내면으로서의 반성이 필요하였고 자각이 절실했던 시점이었다.
2014년 10월 14일. 근 6개월만에 나는 나의 죄를 뉘우쳤고 반성을 하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오래걸린 여정인가. 아니다, 차라리 이제라도 돌아온거에 다행이라 치자.앞으로가 중요하다.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두려워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뻔뻔한 태도나 타인의 시선 혹은 외로움 따위가 아닌 나의 이 뜨거운 열정과 관심이 차갑게 식어져 소위 말하는 '어른'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나는 나의 이 뜨거움을 잃고싶지 않다. 내 안에 존재하는 우주가 차갑고 딱딱하게 변하는것을 원하지 않는다. 가슴 뜨겁게 생각하고 분노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비단 세월호 사건만이 아니다. 내가 모르는 수많은 부정과 부조리가 이 세상을 이루고있다. 그 부조리들을 하나하나씩 마주할 때마다 무기력해지는 것이 아닌, 오히려 더 뜨겁게 타오르는 우주로 단단해지길 원한다.
나는 결코 돈이 많고, 권력이 굉장하지 않다. 아픔을 공감하고 드러내주고 내가 누군가를 위해 뜨겁게 행동하길 원한다.
잊지말자, 모든 진실을, 모든 부조리를, 모든 순간을.

'청춘감성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은 이별의 연습이다.  (0) 2015.08.15
가능하다면 영원히 자고싶다  (0) 2015.07.09
글을 쓴다는 것  (1) 2015.07.06
나, 잘 살아요.  (0) 2014.12.01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0) 2014.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