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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365/매일365

로망, 소소하지만 담백한, 달콤한.

 
로망, 소소하지만 담백한, 달콤한. 



  사람들에게 로망이라고 하면 무슨 생각을 할까 문득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들의 로망은 나의 것과 얼마나 다를지, 또 어떠한지 호기심이 들었다. 살짝 물어볼 수도 있었지만은 타인의 로망은 그들의 것이고 누군가 알게되는 것을 꺼려할수도 있기에 잠자코 있기로 하였다. 
  다들 각자의 마음 속에 로망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로망이라하면 무언가 거창하고 꿀이 떨어질 듯 로맨틱한 소망이라고 여길 사람도 있겠지만 내게 있어서 로망은 소소하고 그래서 담백한 그런 것이다. 



  로망, 나직이 말할 때에 참으로 어여쁜 단어이다. 단어 스스로 가지고 있는 뜻 또한 어여쁘다. 비록 국어사전에는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누군가 무엇을 갈망하는 꿈, 열망, 희망 등을 로망이라고 말한다. 모두들 마음 속 하나의 작은 꿈, 무언가를 위한 열정과 열망, 그리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각각의 로망쯤은 한 개씩 가지는게 분명하다. 



  나이가 조금씩 먹어가면서 로망이 점점 변해갔다. 어렸을 적에는 놀이공원에서 자유이용권으로 하루 종일 노는 것이 로망이였다. 지방에 살아서 놀이공원을 자주 가지 못했고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시간이 맞지않아 가지 못한 것이 마음 속에 응어리로 있었나보다. 그 때는 가족들과 함께 놀이공원에서 하루종일 깔깔 웃으면서 돌아다니고싶은게 가장 큰 로망이였다. 
  지금은 예전과는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살짝 변했다. 이제는 뜨겁고 사람 북적거리는 놀이공원 보단 오히려 바람 선선하게 부는 가을 날에 한강이든 어디든 큰 강이 시원하게 흐르는 곳을 안주삼아 돗자리를 펴고 맥주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싸들고 누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렇게 누워서 책을 읽고싶다. 서울이나 큰 강을 곁에 두고 사는 사람들에겐 열대야를 피하기위해 일상일수도 있지만 내게는 그런 것이 소소한 로망이고 부러움이다.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 물이 흐르는 곳을 찾아 좋아하는 작가의 책과 알딸딸한 데이트를 하며 바람을 맞는 것, 상상만해도 가슴이 콩콩거리는 일이다. 한가지 욕심을 부리자면 책을 읽는 내 옆에서 나를 바라봐주는 사람이 한 명 있다면 더욱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함께있는 그 자체로 우리들의 우주는 로맨틱할 것이다. 
  아마 더 이상 이룰 꿈은 없겠다. 참 충분하고 어여쁜 로망이다. 



  로망은 그래서 달콤한가보다. 저런 사소한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를 살짝 띄우는, 마음 한 켠에 하루를 조금은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굳이 거창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작고 소소할수록 오히려 더 기쁘다. 



  나는 로망이 많은 사람이 좋다. 마음 속에 소소하지만 그 자체로 빛이되는 로망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세상을 더 다양하게, 따뜻하게 바라볼 것만 같다. 나 또한 다양한 색채의 로망을 가지는 사람이 되고싶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가슴 속에 로망을 품고있는 사람과 사회가 가득하길 바란다.




  오늘도 작지만 담백한, 가령 사랑하는 이와 밤을 새며 별을 헤아리는 그런 밤을, 로망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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