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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365/매일365

사소한 것의 행복


漏れ雨を人と語るや春の宵
: 비 새는 것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봄날 저녁

사실 행복이란게 상상하는 것만큼 대단하고 엄청난게 아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행복의 기준이 다르겠지만은 내겐 시계나 지갑 따위가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는말이다.

최근 복잡해진 생각을 정리할 겸 친구와 같이 밥을 먹었다. 서로의 근황 또는 상처와 추억들, 읽었던 책과 감동깊었던 영화.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를 주고 받던 중 문득 창가에서 비추는 햇살은 이렇게나 따스하고 평범한 해물 파스타는 왜이리 맛있었는지.. 무엇보다 내 앞에있는 친구의 위로하는 미소가 가장 빛났었던 순간이었다. 그 때였다. '행복'은 먼 공상과학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잠시 숨을 돌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행복은 무수히 많은 곳에 존재했었다. 예를들면 여름 날 빗소리를 들으며 독서하는 것, 목감기에 아플 때 따뜻한 홍차 마시는 것, 혹은 지금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 순간들.
막상 둘러보면 여러 곳에 존재하는 행복을 무시하고 멀리서만 찾으려했던 내가 미워진다. 꼭 둘이여만하고 같은 감정을 공유해야 하고 모든 것에 일치점을 찾으려 했던 과거의 나를 그 순간 알아차렸고 반성하였다. 홀로의 행복이 이렇게나 좋은 거라는걸 지금에서야 알아차린게 섭섭하긴하지만 이제라도 주위를 둘러봐야겠다.

비 새는 것을 다른 사람-물론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전제하에-과 이야기하는 봄 날 저녁이라니.. 그렇다면 나는 쌓이는 모습을 이야기하는 겨울 밤을 만들어야겠다. 꽤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