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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365/매일365

빨간 사랑과 노란 리본의 장소



내 가까운 곳에는 한 사람이 있다.
그 분은 언젠가 내게 일곱 빛깔의 사랑에 대해서 일러주셨다. 그중 가장 내게 와닿았던 사랑은 '빨강색 사랑' 이었다. 이 사랑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다. 이 빨강 사랑이 튼튼하게 채워져야 다른 빛깔의 사랑들도 채워질 수 있다며 항상 자기 자신을 마음껏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돌이켜보면 난 내 사랑이 충분하지 않았었다.
항상 누군가의 손과 품을 찾아 돌아다녔고 스스로 방황하며 내게 사랑을 충분히 주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번에 나는 나를 좀 더 성장시키고 튼튼하게 담금질 하기 위하여 광화문으로 향하였다.

지금, 광화문은 말이다. 실망스러울 정도로 사람이 적었었다. 내가 본 광화문 농성장은 사람들의 시위와 노란 리본들의 천국으로 알고있었지만 결코 그러하지 않았다.마치 좌우의 조중동 언론사가 중간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두고 장난치는 것처럼 보였었다.
진실을 밝히기위해 희생하는 그들의 자리로 가는 길에 걸린 동화 작가들의 세월호에 관한 그림과 글들을 보며 차마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아직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저버린 그들이 불쌍해서,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은듯이 행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이런 것 뿐이라서 가슴이 울먹거렸다.

그들은 어서 겨울이 오기 전에 일이 마무리되면 좋겠다고 하였다.겨울까지 끌고 가게 되면 너무나도 힘들어 할 유가족들이 안되서, 그래서라도 꼭 올해 안에 마무리 짓고싶다고 하였다.

물론, 나도 이 사건에 관한 목소리가 좋게 해결되길 바란다.그러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시간이 언제가 되든, 낙엽이 모두 지고 겨울이 와도 끝끝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그만하자고, 우리도 지친다고.허 참. 되묻고싶다. 정말 지치시나요? 저기 저 앞에있는 저들의 지침보다 참을 수 없을만큼 지치시냐구요 라고 말이다.
과연 당신들이 저 사건에 주인공이 된다면 돈으로 해결 할 수 있을만큼, 권력으로 퉁칠 수 있을만큼 강해서 저들의 목소리를 짓밟을 수 있는건지 나는 너무나도 궁금하다. 이 얼마나 이기적인 태도들인지.
나는 저러한 사람들은 아마 빨간색 사랑이 결여되어서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빨간색 사랑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나의 소중함과 고통을 알고, 타인의 소중함과 그들의 고통, 아픔까지 알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난, 광화문을 다녀오고 느꼈다.
난 가장 낮은 곳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을 무시 할 수 있을 정도로 싸가지 없지 않다.내 안에 살아숨쉬는 이 뜨거움을 사회의 냉담한 시선과 퉁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성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물론, 힘들고 무너질 상황을 겪을 거라고 예상은 한다. 내 목소리가 거짓된 언론의 장난에 묵살되는 시간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그때마다 나는 내 안의 빨간색 사랑을 찾을 것이다. 이 가을에 느꼈던 그 빨강을 다시 느낄 것이다.내가 단단하지 않고 흔들거렸던 그 시절에 주변에서 내게 건넸던 그 손들과 포옹을, 이제는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내밀 수 있다.

우리 좀, 인간적으로 살자.
당신들 안에 존재하는 그 빨간색 사랑을 한 번 찾아보자.
저 바다가 끌고 가버린 그 예쁜 꽃들을 제발 잊지 말자.